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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행복의 기원: 과학적으로 바라본 행복해지는 방법

by ujz 2025. 7. 20.


출간된지 오래된 행복의 기원(2014)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인 행복을 달성하기 위해서 언제 행복한지를 알기 위해, 먼저 인간 자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작한다. 인간은 이성적인 면과 본능적인 면 둘 다 지니고 있지만 우리는 이성적인 면을 과대평가한다. 브라운스톤의 <부의 인문학> 책에서도 인간은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지만 선택에 따른 보상, 손실에 대한 심리적인 요소는 동물에 더 가까운 본능을 느끼기에 무의식적으로 본능에 따른 선택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우선 인간의 몸에서 행복이라는 감정은 왜 만들어내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행복은 인간의 생존에 도움이 되도록 뇌에서 보내는 신호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인간은 행복해지기 위해 만들어진 생명이 아니라 생존하기 위한 생명이라는 것이다. 예시로, 새우깡을 먹었을 때 느낀 쾌감을 다시 느끼기 위해 개가 계속 새우깡을 원하게 되고 그 결과 서핑하는 놀라운 묘기를 하는 개가 탄생하듯이, 인간도 쾌감(행복감)을 느끼려고 생존에 필요한 행동들을 하게끔 시스템화 되어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비유로 금속탐지기를 예로 든다. 금속 탐지기가 동전(목적)에 가까워지면 삐-소리(신호)를 내듯이, 뇌가 생존(목적)에 필요한 것을 갖기 위해 행복이라는 감정의 신호를 만든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너무 행복을 인생의 목표로 추구하는 것은 주객전도인 상황일지도 모르겠다. 
 
인간에게 고통을 유발하는 요소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면 반대로 생존에 필요한 요소를 알 수 있다. 인류의 아주 긴 시간 중에 현대화가 되고 분업화가 된 시기는 아주 찰나에 불과하다. 그래서 인간의 뇌는 아직도 이전의 생존 본능에 필요한 뇌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무리에서 이탈되어 소외, 고립되면 죽음을 뜻하게 되었고, 생존을 위해 확보해야했던 중요한 자원이 사람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발견한 엄청난 기술, 문화들은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타난 부산물이라고 표현을 하였다. (어쩌면 너무 무언가를 성취하려고 하는 행동이 내 행복과는 멀어지는 행동이 될 수 있겠다.) 뇌의 주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대가 변화했고 인간의 뇌도 시대적 흐름에 따라 변할 수 있지 않냐고 반발할 수 있지만, 뇌가 그렇다는데 어쩌겠는가.
 
인간의 뇌가 특이한 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뇌는 불행하지 않은 것과 행복한 것의 질적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수도꼭지에 비유하자면 찬물을 잠그면 물이 덜 차가워질 수 있지만 물이 따뜻해지지는 않는다. 불행의 감소와 행복의 증가는 서로 다른 별개의 현상이라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변화가 생기는 순간(becoming)과 그 변화가 자리 잡은 뒤의 상황(being)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신경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성공하면 행복해지리라 기대하지만 찰나의 순간이고 그 이후 행복에 큰 변화가 없다는걸 깨닫는다.
 
다시 돌아가 생존에 필요한 요소는 반복적으로 추구될 수 있어야 한다. 오늘 사냥에 성공해서 영양을 채워도 내일 또 사냥에 나가게끔 해야 생존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의욕이 다시 생기려면 기존에 느꼈던 쾌감이 사라져야 다시 이 쾌감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행복은 순간적이고 지속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현대에 들어서는 음식에 대한 쾌락을 쉽게 중촉할 수 있어서 온갖 건강 문제가 대두되는 것 같다. 반대로 음식이 풍족하기에 생존하기 위한 식욕 욕구가 강하지 않은 사람들도 나타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어쨌든 위의 내용을 토대로 판단해보면 인간의 행복은 한 방으로 해결될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이 행복의 진리에 가깝다. 아이스크림처럼 곧 녹아 없어지지만 그 순간만큼은 즐거운.
 
지금까지의 내용을 총체적으로 생각해보면,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 인간의 행복이라 정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유전적으로 더 행복하기 쉬운 사람들이 존재한다. 외향적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많으므로 행복할 확률도 더 높아진다. 유전 요소 뿐만 아니라 문화도 행복에 영향을 준다.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집단이 개인에게 요구하는 사항이 개인의 욕구와 충돌되는 경우 낙인이 찍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타인중심적인 생각이 자리잡게되어 행복과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 유전과 문화를 모두 고려해보면 타인은 행복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불행의 씨앗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집단주의 문화인 우리나라에서는 돈이 있으면 주변에 사람이 없어도 혼자 살 수 있다는 의식이 크다. 연구에 따르면 돈의 존재감이 클 수록 사람의 존재감은 작아졌다. 예전에는 사람의 도움으로 생존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돈만 있으면 왠만한 문제는 다 해결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과도하게 물질을 추구할수록 행복의 원천이 되는 사람으로부터 멀어지는 모순이 발생한다. 
 
이 책에서 최종적으로 말하는 행복은 가치, 이상, 도덕적 지침이 아니라 경험, 쾌락적 즐거움이라 말한다. 가치 있는 삶과 행복한 삶은 다르다. 행복을 철학(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이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한국인이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행위는 대화할 때와 맛있는 것을 먹을 때라고 한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식사하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이 결론은 진리라는 것은 아니고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행복인 것이지 이 책의 심플한 결론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분개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