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나에게 참으로 잔인한 한 해로 남을 것 같다. 회사에서는 책임지기 힘든 업무를 통째로 맡기고, 돈은 돈대로 써가면서 미국 비자 준비를 진행했다. 그럭저럭 참아가며 넘어가는듯 했지만 점점 회사에서의 책임이 날 짓누르기 시작하면서 나는 모든 동력을 잃었다.
그렇게 우발적으로 나는 조직이동을 신청했고 수려가 됐다. 그러고 곧바로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신기하게도 제주도에 있는 동안은 회사 메신저로 불편하긴 했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듯 했다. 문제는 다녀오고나서였다.
여태 번아웃이라 외쳤던 것은 꾀병이었던 것 마냥 회사를 다녀오면 앉아있는 것 조차 힘들었다. 무조건 침대에 누워서 오후 6시부터 휴대폰만 들여다 보았다. 그러다가 불을 훤히 켜놓고 씻지도 않고 잠이 들기 일쑤였다. 새벽 4시, 아침 6시에 깨어나는게 일상 다반사였다. 일주일은 정말 기력이 저 밑으로 꺼졌다. 아무것에도 행할 이유를 댈 수가 없었다.
그렇게 토요일은 하루종일 침대 모서리에 낀채로 휴대폰만 들여다봤다. 쇼츠와 릴스를 그렇게나 봤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었다. 그나마 치과를 다녀온 게 다행이었다. 바람을 쐐서 그런지 영화가 보고 싶었다. 나는 다음날 조조 영화로 예매를 했다.
일요일 아침 일찍 토이스토리5를 보러 갔다. 픽사 영화는 그냥 시작만 해도 울음이 난다. 꼭 가고 싶어서 전공마저 바꿔서 이 고생을 지금 하고 있는 거니까. 나는 그냥 울 포인트도 아닌데 시도때도없이 울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길을 하염없이 걸으면서 펑펑 울었다.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그동안 참고 살았다고 내 욕구는 다 사라져버리고 나는 없다고 서럽다고 울었다.
그 날 이후로 직업을 바꿀 고민까지 했다. 여전히 내 직장은 어렵다. 그렇지만 더 이상 눕지는 않는다. 나는 내 동기를 잃어버렸었고 이제는 새로 찾아야 한다. 새 길을 찾아 떠나기 위해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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